까치발(요족) 수술 후기 2부(비복근유리술, 장모지굴근 근막연장)

 

자녀의 까치발로 마음 고생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제 아이의 요족 증상, 진단과정, 장기간의 진료, 비복근유리술및 장모지굴근 근막연장 후 어떻게 까치발이 개선되었는지의 모든 과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내용이 길어 1부, 2부로 나누어 포스팅을 구성했으니, 먼저 1부부터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까치발 비복근유리술 및 장모지굴근 근막연장 후기(1부)>

까치발 비복근유리술 및 장모지굴근 근막연장 후기(1부)

 

초등학생 까치발 수술 후기 2부를 시작하겠습니다.

초등학생의 까치발 걷기를 고치기 위한 모든 노력, 치료, 수술에 대해 설명드립니다.

 

■ 두 번째 종합병원 진단 및 수술

▷ S 종합병원 소아정형외과

S 대학병원에서 최초진단부터 5회 추적경과관찰 기록(의무기록사본증명서와 MRI CD)을 준비해서 S 종합병원 소아정형외과에 갔습니다.

이전 병원처럼 아이가 걷는 모습을 관찰하고 침상에 눕혀 다리를 굽히고 펴면서 상태를 체크하셨습니다. 이번에는 발 모양도 꼼꼼하게 확인하셨고 기본적인 X-레이 검사만 실시했습니다.

 

▷ 진단 결과

 

 

 

진단 결과, 즉각적인 수술을 권하셨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왼발 뼈가 변형이 되도록 수술을 하지 않았냐고 되묻기도 하셨어요. 이전에 다니던 대학병원 의사 선생님께서 “계속 지켜보자”, “수술은 급작스런 성장기에 할 수 도 있다”고 했다며 있는 그대로 말씀드렸죠. 공교롭게 S 종합병원 의사 선생님과 이전 대학병원 의사 선생님이 같은 대학 출신이셨는데, 그런 소견을 낸 것이 의아하다고 갸우뚱거리셨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수술을 하면 까치발로 걷는 것은 많이 좋아지겠지만, 이미 변형된 발의 뼈는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까치발로 걷는 것이 더 심했던 왼쪽 발은 발등의 뼈가 기형적으로 튀어나와 있었거든요. 

솔직히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소위 우리나라 제일 명문 대학의 병원(S 대학병원)이라는 간판만 믿고, 좀 더 빨리 다른 병원을 찾지 않았던 제 자신에 대한 자책도 컸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병원을 다니고 집에서 신경을 썼지만 아이 발 뼈가 영원히 정상 상태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사 선생님 말씀이 대못처럼 박히더군요.

 

▷ 수술 및 입원

의사 선생님께 우선 발 뼈에 변형이 온 왼쪽 다리만 수술을 권하셔서, 아이 방학 시작에 맞추어 수술 일자를 잡았습니다.

비복근유리술 및 장모지굴근 근막연장 수술 시간은 2시간 이내였고, 5일간 입원 후 퇴원했습니다.

 

비복근유리술 및 장모지굴근 근막연장이라는 말이 어렵게 느껴지시죠?

쉽게 설명드리면, 타이트하게 잘 늘어나지 않는 근육을 보다 유연하게 늘어나도록 근육을 감싸고 있는 외부막(=비복근)을 절개한다(=유리술)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비복근(왼쪽 이미지),  장모지굴근(오른쪽 이미지)>

 

수술 하루 전날 입원을 해서, 수술 전까지 금식을 했습니다.

수술 시간이 다가올수록 저도, 아이도 많이 긴장되었어요. 수술실 앞에서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홀로 수술실에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제 농담에 마지못해 웃음 짓는 걸 보려니, 부모님들이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던 말씀이 빈말이 아님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수술 대기 2시간이 2000시간처럼 흐르더군요.

 

수술이 끝나고 아이가 깨어난 후, 이상 징후가 없으면 입원실로 돌아옵니다.

오전에 수술을 했는데 마취가 풀리는 오후부터 진통제를 투여했음에도 아주 많이 아파했어요. 수술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고 식은땀을 흘리며 괴로워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하루 정도 수술부위 통증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고 미리 언질을 주셨기 때문에 아이가 통증에 집중하지 않도록 평소 좋아하던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웃긴 이야기로 기분 환기를 시키면서 통증의 시간을 버텼습니다. 다행히 하루 꼬박 아파한 이후로는 아프다는 이야기는 더이상 하지 않았습니다.

 

수술한 다리를 살펴 보니, 발목을 최대한 “ㄴ”자로 만들어서 고정시켰고 퇴원 이후 깁스를 하는 동안 “ㄴ”자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또, 수술한 다리 밑에 받침대를 높고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어야 했습니다.

수술 후 2일간은 움직임을 최소화해야해서, 대소변 모두 침상에서 처리해야 했고요. 젖은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고, 칫솔질도 시켜주며 물없이 쓰는 샴푸로 머리도 감겼습니다. 

 

퇴원 전날에 목발을 주시고 연습을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아이가 목발을 지탱해야하는 겨드랑이 부분을 아파하긴 했는데, 재미있는 놀이라고 생각했는지 즐겁게 적응해 나갔어요.

퇴원하는 날, 주치의 선생님이 깁스를 풀고 난 이후에 재활을 위해 재입원을 요할 수도 있다고 하셨지만 제 아이의 경우는 재입원까지는 안하고 외래 진료로 충분했습니다.

 

 

▷ 수술비용 및 보험 청구

수술과 입원비, 수술 전후 진료비까지 합쳐 총 3백40만원이 나왔습니다. 그 중 제가 내야하는 부담금액(급여 본인부담 + 비금여)은 1백40만원정도였고요. 아이를 임신했을 때 가입했던 태아보험(현대해상 무배당하이라이프굿앤굿어린이CI보험)에 수술, 진료비 등을 청구하여 92만원 정도 받았습니다. 실제로 제가 지출한 총 비용은 48만원입니다.

 

 

구분	총 진료비	총 부담금	보험 보장금	실제 지출금	진료비 세부내역
					급여		비급여
					본인부담	공단부담
총 진료비	3,413,131원	1,403,531원	918,558원	484,973원	845,067원	2,009,600원	558,464원
수술 전 진료	88,610원	61,074원			61,074원	27,536원	0원
수술/입원	2,646,205원	755,329원			570,865원	1,890,876원	184,464원
수술 후 진료	678,316원	587,128원			213,128원	91,188원	374,000원

 

■ 수술 후 생활

퇴원하는 날 병원에서 임시로 사용할 깁스를 해주고, 장기간 사용해야 하는 맞춤형 깁스 제작업체를 연결해주었습니다. 1달 반정도 깁스를 하고 목발 보행을 했어요. 목발 보행 시, 수술한 다리에 체중을 싣지 않아야 했기 때문에 아이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적지않게 고생했습니다.

목발은 짚되 결국 깽깽이 자세로 움직여야 했으니까 상체 힘이 약한 초등학생한테는 힘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하필 깁스를 한 시기가 8월 ~ 9월이어서, 에어컨을 틀고 시원하게 지낸다 해도깁스한 다리를 간지러워하고 냄새도 심하게 나더군요. 그래도 뒤늦게라도 수술을 할 수 있었고, 경과가 좋아서 모든 것에 감사하며 지냈습니다.

 

■ 수술 후 외래 진료

퇴원 후 10일이 지나고 잡힌 첫 외래진료일에, 수술 부위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이상 징후가 없어서 바로 맞춤형 깁스로 교체했습니다. 그 이후 추가적인 외래 진료는 2주 간격으로 3번 정도 더 했고, 깁스를 푼 후에는 1달 간격, 6개월 간격, 현재는 1년 간격으로 외래 진료를 보고 있습니다.

외래 진료 때마다, X-ray를 찍고 다리와 발 상태를 체크하고 있습니다.

 

■ 현재 까치발 상태

 

 

깁스를 풀고 아이가 3달 정도 절뚝거리면서 걸었어요. 뛰는 건 당연히 생각할 수 없는 시기였죠.

선생님이 절뚝거림은 천천히 나아질 거라고 하셨지만 내심 불안한 시기였습니다. 무엇보다 수술을 하고 깁스를 했던 왼쪽 다리가 오른쪽 다리에 비해 지나치게 얇아졌고, 수술 전에 있었던 왼쪽 종아리 근육이 아예 없어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믿음으로 의사 선생님이 알려주신 다리와 발 스트레칭을 매일 했습니다. 1달 반 넘도록 “ㄴ”자 모양으로 발을 고정한 탓에 아이가 발을 일직선으로 펴는 걸 힘들어 했어요. 평지와 오르막길은 그럭저럭 절뚝이며 걸었지만, 내리막길을 어떻게 걸어야 할지 몰라서 난감해 했어요. 걸음마를 처음 시작하는 듯이 생소해 했습니다. 그럴수록 아이에게 무리가 가지않는 선에서 매일 밖에 나가서 걷는 연습을 했습니다. 다시 시작된 엄마의 잔소리에 힘겨워 했지만, 조금씩 걸음걸이가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수술한지 7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에 절뚝거리는 걸음걸이와 왼쪽 요족은 완전히 교정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또 생겼습니다. 수술을 하지 않은 오른 발의 까치발 걷기가 도드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수술한 왼쪽 발의 경우, 이제는 까치발을 해보라고 해도 못하는 상황인데 그나마 상태가 좋았던 오른발의 첨족 보행이 심화되었던 겁니다. 의사 선생님께 또 수술을 해야하는건지 여쭤보았고, 아직 오른발의 뼈는 변형이 되지 않았으니 지켜보자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오른 발은 네 노력으로도 수술없이 충분히 교정할 수 있으니까 뒤꿈치를 대기 위해서 스스로 많이 노력하라”고 당부하셨어요.

수술 경험 덕분에 아이가 이번에는 경각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수술을 한지 1년이 넘었습니다. 이제 절뚝거림 없이, 왼쪽 다리는 온전하게 뒤꿈치를 닿으면서 걷고 있어요. 오른발은 수술한 왼발에 비해서는 부족하지만 전보다는 뒤꿈치를 대고 걷는 횟수가 늘어났습니다. 왼쪽 종아리의 근육도 미약하게나마 보이기 시작하네요.

아이가 2차성징 시기가 오면 오른쪽 다리의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종종 듭니다.

수술부터 완전한 정상생활까지 1년여의 시간이 필요한 과정을 또 겪을 수 있을까 싶지만, 어렸을때처럼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할 생각입니다.

왼쪽 발 전체를 땅에 대고 걷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은 더 확고해집니다.

 

 

 

아이가 어릴수록 “수술”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무섭게 다가오는지 충분히 짐작합니다.

정도가 약하다면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나아지겠지만 까치발 걷기로 부모도, 아이도 마음에 멍들고 있다면 적극적인 수술과 치료도 한번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했던 큰 실수! 처음 방문한 병원의 진단과 소견만 믿지 마시고 다른 대형병원을 가보시길 꼭 추천드려요. 저는 아직도 그 부분이 너무 쓰리고 아립니다.

여러분의 자녀도 위태롭게 걷는 까치발 걷기에서 벗어나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 면책사항 :  특정 병원의 홍보/비방 목적이 일절 없으며, 포스팅에 언급한 첨족발 비복근유리술 및 장모지굴근 근막연장은 제 가족의 개인적인 경험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전문적인 의학 지식으로 해석되어서는 안됩니다. 의학적 조언과 문제 해결은 반드시 의사 또는 의료 관련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