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증상을 앓고 있습니다. 치매는 완치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초기 증상이 나타날 때 약물 치료를 받으면 병의 진행 속도를 둔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질병 초기에 빨리 병원에 가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또한 애초에 치매가 걸리지 않도록 생활 속에서 예방법을 익혀 노력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지금부터 치매 초기 증상과 자가진단 및 예방법 등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 치매는 정확히 무엇일까?
치매는 기억력, 사고력, 판단력, 학습능력 등 정신 기능이 서서히 쇠퇴하는 장애를 말합니다. 주로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발생하지만 100세 이상의 사람들 중 상당 수가 치매가 없습니다. 그래서 치매는 일반적인 노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오는 질병이 아닌 장애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치매는 진단명이 아니라 일종의 증상이며, 하나의 질환이 아니라 90가지 이상의 원인을 갖는 증후군입니다. 치매는 발병하면 사망에 이르기까지 8 ~ 16년이 걸리는데, 이 시기에 환자와 환자 가족 모두 일상생활이 점점 힘들어지면서 경제적, 심리적 고통을 겪게 됩니다.
▶ 치매를 유발하는 질환
치매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이 되는 질병인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파킨슨병 3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알츠하이머병>
알츠하이머병은 치매 환자의 약 70%가 앓고 있는 질환입니다.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쌓이거나 타우 단백질이 과하게 생성되면 신경세포가 손상되고, 이로 인해 인지 기능 장애 및 기억력이 악화되는 병을 말합니다. 가장 최근 기억부터 사라지면서 언어기능 장애, 방향감각, 판단력 저하 등으로 점차 병이 악화되고 확대되다가 결국 자기 자신을 스스로 돌볼 능력이 상실되는 질환입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한 번 발병하면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성 치매로, 증상이 나타나기 10여 년 전부터 천천히 뇌 기능이 퇴화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건망증과 쉽게 구별이 어려운 상태로 발병 초기를 보내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현대 의학으로는 아직까지 알츠하이머병의 완치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초기에 알츠하이머 치매를 발견하고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6개월에서 2년까지 병 진행 속도를 둔화시킬 수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
혈관성 치매는 치매 환자의 약 20%에 해당하며,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같은 뇌졸중에 의하여 뇌혈관 손상되면 인지장애가 발생하는 치매를 말합니다. 마비 또는 시야 장애 등 다른 신경 장애 증상이 동반되는 질환으로 치매환자 중에는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흔합니다. 혈관성 치매의 주요 증상은 언어 장애, 운동능력 저하, 팔과 다리의 마비, 심한 감정 기복, 우울증 등이 있습니다.
<파킨슨병>
파킨슨병은 치매 환자의 약 10% 정도를 차지합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서서히 감소하며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입니다. 파킨슨 환자들은 서동증(운동 느림), 떨림, 근육 강직, 자세 불안정 등의 운동 장애 증상이 나타납니다. 운동장애가 서서히 진행되다가, 걷기가 어려워지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게 됩니다. 파킨슨병 치매는 파킨슨 병 후기에 발생합니다.
- 치매 위험 인자 : 고혈압, 당뇨병, 고지질혈증, 심장병, 만성기관지염, 자가면역질환, 만성 신장질환, 간질환 등
- 치매 악화 약물 : 수면 보조제, 감기약, 항불안제, 일부 항우울제
- 치매 악화 습관 : 운동부족, 흡연, 술, 비만, 수명 장애
■ 치매 증상
치매는 경미한 증상으로 시작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고 확대되는 질병입니다. 그래서 조기 발견하여 치료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기 증상을 일반적인 노화 현상으로 오해하여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 증상을 염두하면서 조금이라도 의심이 된다면 가능한 한 빨리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 치매 초기 증상
1. 인기 기능 장애
- 이름, 전화번호 등을 기억하기 힘듭니다.
- 며칠 전 들었던 이야기나 이미 한 일을 잊어버려서 재차 질문하거나 다시 일을 합니다.
- 물건을 어디다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찾아 헤맵니다. 심한 경우, 방금 전의 일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 가스불 위에 음식이 있다는 것을 잊어버려, 음식을 태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고, 물건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 책을 읽을 때도 같은 문장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야만 이해가 됩니다. 심한 경우, 줄거리를 파악하지 못합니다.
- 말귀가 어두워집니다. 청력 저하일 수도 있지만 치매 초기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 방향감각이 떨어져서 길을 잃거나 자주 가던 곳도 찾기 어렵습니다. 심한 경우, 집 안 화장실을 못 찾고 헤매게 됩니다.
- 계산능력이 떨어지고, 거스름돈 계산이 어려워져서 돈 관리가 힘들어집니다.
2. 전두엽 기능 장애
- 이전에는 사교적이었는데 외출하기를 싫어하고 집에만 머무르려고 합니다.
- 평소에는 엄격한 사람이 이상할 정도로 너그러워집니다.
- 의욕적으로 하던 일을 귀찮아하거나 무감각해집니다.
- 어린아이 같이 생각이 단순해지거나 무감동해집니다.
- 여행, 사교모임, 주식투자, 사업 같은 일들을 수행하기 힘들어집니다.
3. 이상행동 및 심리적 문제 발생
- 자신의 물건이 도둑맞았다거나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다거나 하는 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 때리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 악담을 하는 등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 집안을 왔다 갔다 하거나 옷을 입었다 벗었다 하는 등 의미 없는 반복적인 행동을 보입니다.
- 쓸데없이 바깥을 배회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 불면증과 과식증이 옵니다.
- 불안하고 초조하거나 우울한 증세가 자주 나타납니다.
- 이기적으로 변할 수도 있고 세수나 목욕 등의 개인위생을 게을리합니다.
▶ 치매 중기 증상
-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 수 없습니다.
-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 목욕, 식사, 옷 입기, 화장실 가기 등 일상적인 자기 관리 활동에 어려움을 느낍니다.
- 사람이나 물건에 대한 인식 기능이 현저히 저하됩니다,
-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분간할 수 없으며 자신의 현재 위치를 인지할 수 없습니다.
- 듣거나 본 것을 이해하기 어려워서 혼란스러워합니다.
초기 증상의 문제들이 더욱 악화되어 갑니다.
▶ 치매 말기 증상(중증)
- 대화가 불가능하며, 완전히 기억이 상실합니다.
- 근육 조절이 불가능하여 걸을 수 없으며, 스스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상태에 이릅니다.
중증 치매 환자가 되면 신체 활동이 현저히 줄면서 면역 기능도 떨어지기 때문에 폐색전증, 영양결핍, 감염 등 여러 합병증으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 통계적으로 치매 발병률이 높은 유형
- 고령 : 노화로 인해 뇌세포의 수명이 줄어들고,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심뇌혈관 질환이 늘어납니다.
- 가족력 : 알츠하이머는 유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다면 40대부터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 아포지단백 E 유전자 :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며, E4일 수록 치매 확률이 높습니다.
- 여성 : 남성보다 여성에서 치매 발병률이 더 높습니다.
- 낮은 교육 수준 : 통계적으로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더 잘 발생합니다.
- 뇌 외상 : 지속적으로 두뇌의 충격을 받는 경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심근경색, 뇌졸중 :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환자의 경우 뇌 손상이 높기 때문에 잘 발생합니다.
▶ 치매와 건망증의 차이
건망증은 치매와 달리 지속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며 기억력 외에 시간이나 방향감각, 판단력 등 다른 인지기능은 정상적으로 유지됩니다. 또한 건망증은 단서를 주면 대부분 다시 기억해내고, 노력에 의해 기억력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매와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그러나 일반인의 경우 건망증과 치매 증상의 명확한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불안하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건망증 | 치매 |
- 자신의 기억력 감퇴를 인식합니다. - 생각 나지 않아도 힌트를 주면 기억해냅니다. - 할일의 세부 사항을 가끔 기억하지 못합니다. - 어울리지 않는 단어로 만든 문장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음식 만드는 순서를 잃어 버려 요리를 잘 못합니다. - 요일이나 중요한 장소는 기억합니다. - 물건을 엉뚱한 곳에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 감정변화가 급격하지 않습니다. -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습니다. |
- 기억력 감퇴를 본인이 인지 못합니다. - 생각나지 않는 사건에 힌트를 주어도 기억을 못합니다. - 할 일 자체를 잊어버립니다. - 항상 쓰던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 식재료를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 못 해 요리를 하지 못합니다. - 요일이나, 어디를 가는 중인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 자신이 둔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 감정 기복이 심하고 공격적으로 변합니다. - 일상생활에 지장 있어서 타인의 돌봄이 필요합니다. |
■ 치매 자가 진단법
치매 자가 진단을 위해서는 치매 선별 문항 15개를 치매가 의심되는 분의 상태를 잘 아는 보호자가 1년 전 상태와 현재 상태를 비교하며 확인해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15개의 항목 중 6개 이상이 해당된다면, 치매안심센터에서 정확한 치매진단과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1. 오늘이 몇 월이고, 무슨 요일인지 잘 모른다.
2. 자기가 놔둔 물건을 찾지 못한다.
3.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한다.
4. 약속을 하고서 잊어버린다.
5. 물건을 가지러 갔다가 잊어버리고 그냥 온다.
6. 물건이나 사람의 이름을 즉시 말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7. 대화 중 내용이 이해되지 않아 반복해서 물어본다.
8. 길을 잃거나 헤맨 적이 있다.
9. 예전에 비해서 물건 값이나 거스름돈 계산을 못한다.
10. 예전에 비해서 성격이 변했다.
11. 이전에 잘 다루던 기구의 사용이 서툴러졌다.
12. 예전에 비해 방이나 집안의 정리 정돈을 하지 못한다.
13. 상황에 맞게 스스로 옷을 선택하여 입지 못한다.
14. 혼자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여 목적지에 가기 힘들다
15. 내복이나 옷이 더러워져도 갈아입지 않으려고 한다.
※ 한국치매협회 치매선별검사지 참조
최근 우리나라 연구에 의하면 귓불의 주름이 뇌혈관, 심장질환, 뇌졸중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귓불에 대각선 모양의 주름이 있으면 치매 발병률이 2배에 이른다고 하니, 다른 초기 증상과 함께 신경 써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 치매 예방법
치매 치료를 위해 쓰이는 약물인 도네페질, 갈란타민, 리바스티그민, 메만틴 등은 인지 기능 저하를 완화하는 것일 뿐, 치매 진행을 막거나 인지 기능을 개선해주는 근본적 치료제가 아닙니다. 예방만이 가장 선제적인 치료법인 셈입니다.
1. 치매 위험 인자자 되는 질병을 치료합니다.
- 고혈압을 치료합니다.
- 당뇨병을 치료합니다.
- 고지혈증을 치료합니다.
- 콜레스테롤을 조절합니다.
- 심장병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합니다.
- 우울증을 치료받습니다.
- 기억장애, 언어장애 징후가 보이면 바로 의사에게 상담을 받습니다.
2. 꾸준히 유산소 운동을 합니다
- WHO(세계 보건기구)에서 치매 예방을 위해 가장 권장하는 지침인 유산소 운동을 합니다. 몸을 움직이면 뇌에 혈액, 산소, 영양분이 원활하게 공급되고 각종 신경 인자가 자극을 받습니다. 노화로 인하여 장시간 유산소 운동이 힘든 경우라면 운동의 강도를 조절하는 인터벌 운동을 추천드립니다.
3. 금연을 하고 절주를 합니다.
- 뇌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하는 흡연을 멈추고, 뇌세포 손상의 원인이 되는 지나친 음주를 삼갑니다.
4. 대뇌를 활성화하는 활동을 합니다.
- 독서, 토론, 악기 연주, 글쓰기 등과 같이 대뇌 활성화 활동을 하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4배나 떨어집니다.
5. 건강한 식단으로 과식하지 않습니다.
- 비만인 사람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1.8배 증가한다고 합니다. 과식을 주의하고 뇌혈관에 도움이 되는 생선, 과일, 채소 위주로 적당량 섭취합니다.
6. 친목 관계 및 사회 활동을 합니다.
- 가족이나 친구와의 모임, 취미 활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입니다.
오늘은 치매의 초기 증상과 예방법 및 자가진단 테스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지체 없이 인근에 있는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하여 조기 검진과 진단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조기 발견 후 꾸준한 약물치료와 노력으로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면 생각보다 긴 시간 동안 건강한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학 기술의 발달로 치매 유발 질환이 완치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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